와르나 호수를 끝으로 디엥고원 투어가 마무리되었다. 아쉽기는 했지만 짧은 시간에 디엥고원을 충분히 돌아봤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제는 집으로 느껴졌던 족자카르타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우리가 탄 작은 밴은 디엥고원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온통 푸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던 곳을 지나고, 엄청나게 펼쳐진 라이스 테라스가 등장하자 모두 창밖의 풍경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렉산더는 라이스 테라스가 무척 흥미로웠는지 잠깐 내려서 보고 싶다고 했다. 운전하던 아저씨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길가에 차를 세웠다. 알렉산더는 카메라를 들고 나갔는데 그 뒤를 나도 따라 나갔다.
라이스 테라스는 서양인의 눈에도 신기했을테지만 나에게도 충분히 신기한 장면이었다.
멀리 밭을 갈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렇게 우리는 5분도 되지 않을 짧은 시간동안 주변을 살펴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족자카르타로 돌아가는 길은 정말 멀게 느껴졌다. 게다가 이른 아침부터 투어가 시작되었던만큼 피곤하긴 했는지 모든 사람이 골아 떨어졌다. 정말 너무 졸렸다.
정신없이 자다가 깨보니 꽤 큰 마을이 보였다. 졸려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다. 그냥 이런 곳에서 내려 돌아다니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는 그럴 수 없어 아쉽기만 했다.
아침에는 조느라고 몰랐는데 예상대로 디엥고원은 보로부두르 마을을 지나갔다. 디엥고원의 위치는 보로부두르를 지나 더 멀리 북쪽에 있었던 것이다. 보로부두르를 지나치니 뭔가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전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길을 걷고, 돌아갈 방법이 없어 막막했던 곳에서 히치하이크까지 했으니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당시에는 정말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족자까지 그렇게 멀어 보였었다.
보로부두르 마을을 지나가니 전날 그렇게 보고 싶었던 멘둣 사원도 잠시나마 볼 수 있었다. 지나가면서 느꼈지만 걸어서 멘둣 사원까지 가겠다는 결심은 심하게 무모했던 것 같다. 그리고 꽤 큰 사원이기는 했으나 어차피 밤에는 전혀 볼 수도 없었을테고 막차까지 포기하면서 볼 이유는 없었는데 왜 그렇게 보겠다고 했는지 나 자신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족자카르타에는 어두워진 후 돌아올 수 있었다. 생각보다 더 늦은 시각에 도착한 것이다. 밴에서 내리기 직전에 돈을 걷게 되었는데 그건 디엥고원 입장료였다. 디엥고원 투어를 하는 동안 입장료를 내지 않아 내심 입장료가 없거나 혹은 투어에 포함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한꺼번에 걷었던 것이다. 괜히 아쉬웠다.
족자카르타로 돌아온 후 우리는 곧바로 브로모 투어를 예약했다. 소스로위자얀 거리의 갱2 앞에 있던 여행사로 찾아갔는데 이곳은 이미 디엥고원 투어를 예약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여행사가 다른 곳보다 더 저렴하기도 했고, 환전도 괜찮아서 족자카르타에 있는 동안 계속 이용하게 되었다.
예약한 투어는 브로모 화산과 이젠 화산을 둘러보고 발리까지 데려다 주는 교통편까지였다. 그리고 브로모 화산에서 이용하는 지프까지 포함하니 1인당 70만 루피아였다. 70만 루피아가 꽤 큰 액수이지만 2박 3일간의 투어 일정과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 발리까지 이동함을 생각하면 꼭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70만 루피아를 3명이서 함께 예약하니까 가격을 깎아달라고 하니 아주 흔쾌히 5만 루피아씩 빼줬다. 여행사인데도 생각보다 흥정이 쉽게 이루어진다.
우리가 여기서 예약하고 있을 때 안다 여관에서 만났던 독일인 아저씨가 들어왔다. 서로 안면이 있었던터라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 아저씨도 다음날 브로모에 간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근데 이 아저씨는 오로지 브로모만 가는 교통편만 예약을 할뿐 다른 어떤 것도 예약하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할거냐는 물었는데 그냥 웃으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혹은 브로모에서 보자면서 헤어졌다.
브로모 화산 투어 예약을 마치니 이제 모든 것이 홀가분해졌다. 인터넷 상에서 브로모 화산 투어의 악평이 있어 아직 안심은 이르지만 일단 이 일정대로라면 발리까지는 무사히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족자카르타도 떠난다. 여행자의 안식처와 같은 소스로위자얀 거리는 처음 왔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약간은 어두운 거리도 그렇고, 여행자에게 말을 거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모습도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과 다르게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완전히 알고 말을 거니 좀 웃겼다. 장난스럽게 말을 거는 것조차 친근하게 느껴졌다. 하긴 이 거리에는 온통 서양인 여행자뿐이니 몇 번을 지나친 동양 여행자를 기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마지막 날이니까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기념품이 될만한 것을 구입했다. 그래봤자 티셔츠였지만 말이다. 앞으로 일정상 이런 기회는 발리밖에 없을텐데 발리는 무척 비쌀 것 같아 족자카르타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했던 것이다. 물론 내 예상대로 발리보다는 족자카르타가 훨씬 저렴했다.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티셔츠를 서둘러 구입하고, 찾아간 곳은 갱1에 있었던 슈퍼맨 식당이었다. 디엥고원 투어를 같이 했던 매트와 밥을 먹고, 내가 찍었던 사진을 건네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매트가 나타났고, 우리는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 매트는 카메라를 잃어 버린게 엄청난 충격이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찾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가까운 인터넷 카페를 찾아갔다. 매트는 내 카메라에 있던 사진을 전부 옮기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외장하드가 인식이 되지 않았다. 결국 인터넷 카페에서 공DVD를 구입해 굽는 것으로 사진을 전달해 줬다.
밖에서는 흥겨운 노래 소리가 들려와 무슨 구경거리라도 있을까 싶어서 나가봤다. 바로 앞 좁은 골목길에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행자의 거리이니 이런 풍경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부르는 이 노래가 여행자가 추구하는 자유로움과 맞아 떨어지니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그들은 그렇게 한참동안 노래를 불렀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옆에 있던 여행자는 그 노래를 감상한다. 나는 그 장면을 찍기 위해 동영상 버튼을 눌렀다. 소스로위자얀의 분위기를 담아보고 싶어서였다. 방콕의 카오산로드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여길 떠나면 나중에 그리워질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족자카르타에 머무는 동안 항상 돌아다녀서 정작 소스로위자얀에서는 한 게 없지만 그냥 여기가 그리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티셔츠를 팔던 아저씨가 한국 사람이라고 알아주는 것도 생각날테고 지나치면서 얼굴을 익힌 여행자들과의 만남이나 이날 골목에서 들리는 노래도 그립지 않을까? 심지어 그렇게 많아 귀찮기까지 했던 베짝 아저씨도 그리워질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주변에 있던 와중에 또 한명의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척 보기에는 여행을 무지 오래한 것처럼 여행자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옷과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사실은 고작 며칠 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친구는 족자카르타에 방금 도착해서 숙소를 찾고 있었는데 골목이 많은 소스로위자얀이라 어디가 괜찮은지 알 수 없어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대강의 숙소 위치라든가 어느쪽이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해주는 식으로 도움을 줬다. 결국 힘들게나마 숙소를 잡게 되었는데 여기에서 한국인을 만난 것도 인연이니까 같이 맥주나 마시러 가자고 제안을 했다.
소스로위자얀이 여행자 거리이기는 했지만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은 무척 적었다. 이슬람을 믿는 국가라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술을 잘 안 마셔서 그런가 모르겠다. 아무튼 소스로위자얀 메인 거리로 나왔다. 지나가다 편의점 앞에서 인도네시아 사람과 어울려 마시는 풍경도 볼 수 있었는데 만약 혼자였다면 저기서 마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어쩌다보니 한국인끼리 뭉친 우리는 다음날 브로모 투어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밤까지 노닥거렸다. 그렇다고 술을 아주 많이 마신 것은 아니었고, 아무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 만난 이 친구에게 다음날 떠나는 브로모 투어에 같이 가자고 꼬시는데 성공했다.
온통 푸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던 곳을 지나고, 엄청나게 펼쳐진 라이스 테라스가 등장하자 모두 창밖의 풍경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렉산더는 라이스 테라스가 무척 흥미로웠는지 잠깐 내려서 보고 싶다고 했다. 운전하던 아저씨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길가에 차를 세웠다. 알렉산더는 카메라를 들고 나갔는데 그 뒤를 나도 따라 나갔다.
라이스 테라스는 서양인의 눈에도 신기했을테지만 나에게도 충분히 신기한 장면이었다.
멀리 밭을 갈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렇게 우리는 5분도 되지 않을 짧은 시간동안 주변을 살펴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족자카르타로 돌아가는 길은 정말 멀게 느껴졌다. 게다가 이른 아침부터 투어가 시작되었던만큼 피곤하긴 했는지 모든 사람이 골아 떨어졌다. 정말 너무 졸렸다.
정신없이 자다가 깨보니 꽤 큰 마을이 보였다. 졸려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다. 그냥 이런 곳에서 내려 돌아다니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는 그럴 수 없어 아쉽기만 했다.
아침에는 조느라고 몰랐는데 예상대로 디엥고원은 보로부두르 마을을 지나갔다. 디엥고원의 위치는 보로부두르를 지나 더 멀리 북쪽에 있었던 것이다. 보로부두르를 지나치니 뭔가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전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길을 걷고, 돌아갈 방법이 없어 막막했던 곳에서 히치하이크까지 했으니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당시에는 정말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족자까지 그렇게 멀어 보였었다.
보로부두르 마을을 지나가니 전날 그렇게 보고 싶었던 멘둣 사원도 잠시나마 볼 수 있었다. 지나가면서 느꼈지만 걸어서 멘둣 사원까지 가겠다는 결심은 심하게 무모했던 것 같다. 그리고 꽤 큰 사원이기는 했으나 어차피 밤에는 전혀 볼 수도 없었을테고 막차까지 포기하면서 볼 이유는 없었는데 왜 그렇게 보겠다고 했는지 나 자신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족자카르타에는 어두워진 후 돌아올 수 있었다. 생각보다 더 늦은 시각에 도착한 것이다. 밴에서 내리기 직전에 돈을 걷게 되었는데 그건 디엥고원 입장료였다. 디엥고원 투어를 하는 동안 입장료를 내지 않아 내심 입장료가 없거나 혹은 투어에 포함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한꺼번에 걷었던 것이다. 괜히 아쉬웠다.
족자카르타로 돌아온 후 우리는 곧바로 브로모 투어를 예약했다. 소스로위자얀 거리의 갱2 앞에 있던 여행사로 찾아갔는데 이곳은 이미 디엥고원 투어를 예약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여행사가 다른 곳보다 더 저렴하기도 했고, 환전도 괜찮아서 족자카르타에 있는 동안 계속 이용하게 되었다.
예약한 투어는 브로모 화산과 이젠 화산을 둘러보고 발리까지 데려다 주는 교통편까지였다. 그리고 브로모 화산에서 이용하는 지프까지 포함하니 1인당 70만 루피아였다. 70만 루피아가 꽤 큰 액수이지만 2박 3일간의 투어 일정과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 발리까지 이동함을 생각하면 꼭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70만 루피아를 3명이서 함께 예약하니까 가격을 깎아달라고 하니 아주 흔쾌히 5만 루피아씩 빼줬다. 여행사인데도 생각보다 흥정이 쉽게 이루어진다.
우리가 여기서 예약하고 있을 때 안다 여관에서 만났던 독일인 아저씨가 들어왔다. 서로 안면이 있었던터라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 아저씨도 다음날 브로모에 간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근데 이 아저씨는 오로지 브로모만 가는 교통편만 예약을 할뿐 다른 어떤 것도 예약하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할거냐는 물었는데 그냥 웃으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혹은 브로모에서 보자면서 헤어졌다.
브로모 화산 투어 예약을 마치니 이제 모든 것이 홀가분해졌다. 인터넷 상에서 브로모 화산 투어의 악평이 있어 아직 안심은 이르지만 일단 이 일정대로라면 발리까지는 무사히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족자카르타도 떠난다. 여행자의 안식처와 같은 소스로위자얀 거리는 처음 왔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약간은 어두운 거리도 그렇고, 여행자에게 말을 거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모습도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과 다르게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완전히 알고 말을 거니 좀 웃겼다. 장난스럽게 말을 거는 것조차 친근하게 느껴졌다. 하긴 이 거리에는 온통 서양인 여행자뿐이니 몇 번을 지나친 동양 여행자를 기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마지막 날이니까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기념품이 될만한 것을 구입했다. 그래봤자 티셔츠였지만 말이다. 앞으로 일정상 이런 기회는 발리밖에 없을텐데 발리는 무척 비쌀 것 같아 족자카르타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했던 것이다. 물론 내 예상대로 발리보다는 족자카르타가 훨씬 저렴했다.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티셔츠를 서둘러 구입하고, 찾아간 곳은 갱1에 있었던 슈퍼맨 식당이었다. 디엥고원 투어를 같이 했던 매트와 밥을 먹고, 내가 찍었던 사진을 건네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매트가 나타났고, 우리는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 매트는 카메라를 잃어 버린게 엄청난 충격이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찾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가까운 인터넷 카페를 찾아갔다. 매트는 내 카메라에 있던 사진을 전부 옮기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외장하드가 인식이 되지 않았다. 결국 인터넷 카페에서 공DVD를 구입해 굽는 것으로 사진을 전달해 줬다.
밖에서는 흥겨운 노래 소리가 들려와 무슨 구경거리라도 있을까 싶어서 나가봤다. 바로 앞 좁은 골목길에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행자의 거리이니 이런 풍경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부르는 이 노래가 여행자가 추구하는 자유로움과 맞아 떨어지니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그들은 그렇게 한참동안 노래를 불렀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옆에 있던 여행자는 그 노래를 감상한다. 나는 그 장면을 찍기 위해 동영상 버튼을 눌렀다. 소스로위자얀의 분위기를 담아보고 싶어서였다. 방콕의 카오산로드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여길 떠나면 나중에 그리워질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족자카르타에 머무는 동안 항상 돌아다녀서 정작 소스로위자얀에서는 한 게 없지만 그냥 여기가 그리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티셔츠를 팔던 아저씨가 한국 사람이라고 알아주는 것도 생각날테고 지나치면서 얼굴을 익힌 여행자들과의 만남이나 이날 골목에서 들리는 노래도 그립지 않을까? 심지어 그렇게 많아 귀찮기까지 했던 베짝 아저씨도 그리워질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주변에 있던 와중에 또 한명의 한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척 보기에는 여행을 무지 오래한 것처럼 여행자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옷과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사실은 고작 며칠 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친구는 족자카르타에 방금 도착해서 숙소를 찾고 있었는데 골목이 많은 소스로위자얀이라 어디가 괜찮은지 알 수 없어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대강의 숙소 위치라든가 어느쪽이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해주는 식으로 도움을 줬다. 결국 힘들게나마 숙소를 잡게 되었는데 여기에서 한국인을 만난 것도 인연이니까 같이 맥주나 마시러 가자고 제안을 했다.
소스로위자얀이 여행자 거리이기는 했지만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은 무척 적었다. 이슬람을 믿는 국가라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술을 잘 안 마셔서 그런가 모르겠다. 아무튼 소스로위자얀 메인 거리로 나왔다. 지나가다 편의점 앞에서 인도네시아 사람과 어울려 마시는 풍경도 볼 수 있었는데 만약 혼자였다면 저기서 마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어쩌다보니 한국인끼리 뭉친 우리는 다음날 브로모 투어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밤까지 노닥거렸다. 그렇다고 술을 아주 많이 마신 것은 아니었고, 아무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 만난 이 친구에게 다음날 떠나는 브로모 투어에 같이 가자고 꼬시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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