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유서를 쓸까 고민했다
아프리카에서 제일 가난하다는 말라위. 그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는 꽤 재미 없는 도시였다. 오로지 커다란 쇼핑센터로 구역이 나뉘는 곳이라 걸어 다니기는 힘들었고, 다리를 건너면 가난에 가난을 더해버린 것처럼 판자집이 가득해 도시의 화려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멸치같은 작은 생선을 말리며 근근이 살아가는 열악한 시골 마을이 더 매력적이었다. 말라위 비자 기한도 끝날 무렵이라 잠비아로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된다. 딱 하루 남았지만 릴롱궤에서는 할 일이 없어 그날도 빈둥거렸다. 그런데 몸이 이상했다. 평소보다 몸이 무겁고, 아주 잠깐 걸었는데 어지러웠다. 아무래도 더워서 그런 게야, 이런 생각을 하며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맨날 먹는 닭고기가 입으로 힘겹게 들어가자 차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