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연] 가족으로 함께 보낸 일주일이 서로를 그리워하게 만들다
처음엔 ‘이상함’ 그 자체였다. 이른 아침 초인종을 눌렀을 때 졸린 눈을 비비며 문을 열어 준 뒤 다시 자러 들어간 여자, 거실을 바라보니 좁은 소파엔 거의 껴안고 있다시피 자고 있는 두 남자, 멀뚱멀뚱 그들을 바라보다 조용히 의자에 앉아 이어폰을 낀 채 시간을 때우던 나, 이게 예레반에 도착하자마자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며칠 뒤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각자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여행자였지만, 무려 일주일간 좁은 공간에서 함께 자고, 함께 밥을 먹고, 그리고 함께 예레반을 여행했다. 우선 카우치서핑 호스트였던 벤과 빅토리아를 소개하자면 영국인과 시리아인이 결혼해 아르메니아에 살고 있는 점부터 특이했다. 그들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여행객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내가 도착했던 그날에도 저녁에 그리스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