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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유명한 이집트는 누구나 꿈꾸는 여행지 중 하나다. 피라미드를 비롯한 다양한 유적지와 사막에 생기를 불어주는 나일강의 신비로움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다만 현대의 이집트는 무질서와 쓰레기가 가득하다. 여행자는 이 틈을 비집고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이집트는 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지만 문화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중동으로 구분하는 게 더 맞다. 나는 중동 여행을 마치고 이집트로 넘어와서 그런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까지 똑같았다.



기본정보

국명 : 이집트 아랍 공화국
수도 : 카이로
인구 : 9,000만명
언어 : 아랍어
정부 : 이원집정부제 공화국
통화 : 이집트 파운드(EGP)
종교 : 이슬람 90%, 콥트 정교회 기독교 9%, 기타 1%
시차 : –7시간



주관적 정보

물가

물가는 무척 저렴하다. ‘관광’을 하고자 한다면 유적지나 박물관을 가야 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지만 단순히 먹고 자는 것만 한다면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수도 카이로라 하더라도 배낭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저렴한 숙소는 얼마든지 있고, 샤와르마(케밥과 비슷한 음식), 코샤리(마카로니, 콩, 볶은 양파 등에 매운 소스를 비벼 먹는 음식)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면 한 끼 1달러에 가능하다.


▲ 코샤리만 먹는다면 한 끼에 6~8파운드면 충분하다


환율

1파운드에 150원으로 계산했다. 지금은 환율이 더 떨어져 무려 64원 정도다. 원래 물가가 싸다고 느꼈는데 거기에서 반이나 환율이 떨어졌으니 얼마나 더 저렴한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그저 여행하기 정말 좋은 나라다. 다만 환율이 변동이 심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집트의 국내외 정세가 좋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치안

이집트를 여행하기 전만 하더라도 ‘인도보다 더 심한 나라’라는 악평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물론 안 그런 척했지만 은근히 걱정했다. 그러나 정작 여행을 시작하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집트에서 친절한 사람을 많이 만나 무척 즐거웠다. 어딜 가나 이집트에 온 걸 환영한다며 인사하는 사람들,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을 쉽게 만났다. 심지어 거리에서 차이를 대접 받은 적도 몇 번 있다. 물론 이집트 사람들 중에 사기꾼은 많다. 피라미드로 가는 길에 사기꾼이 있고, 카이로나 룩소르 거리를 걷다 보면 자신이 잘 안다며 여행자에게 다가오는 이상한 녀석을 보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 수법이 너무 허술해서 웃음이 절로 나왔고, 나는 대충 넘겼다. 시골 마을이라면 괜찮지만 관광지의 경우라면 먼저 다가오는 사람은 무조건 의심하자.


도시의 경우 치안이 괜찮다. 이집트의 독재자 무바라크 대통령 축출을 위한 시위가 끝나 따흐리르 광장은 평온한 상태다. 게다가 도시는 밝고 저녁에 산책하는 사람이 많아 큰 걱정이 되지 않았다. 나는 밤에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건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꼈다. 남들이 생각하는 이집트에서 벌어지는 테러는 여행자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론 시나이 반도나 리비아 국경 부근을 여행할 때는 주의를 해야 한다. 이집트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고, 테러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일강을 따라 여행하는 경우라면 크게 문제 없겠지만 다른 곳이라면 미리 알아보고 가는 편이 좋다.


여행시기

사막지대라 메마르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해서 이어지지만 내가 여행했던 9월의 경우 밤에는 살짝 서늘했다. 그래서 저녁이 되면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정말 많았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사막성 기후가 뚜렷해 아침부터 햇빛이 뜨겁고 건조했다. 항상 목이 말랐다.


여행매력도

볼거리 ★★★★☆

친절도 ★★★★☆

편의성 ★★☆☆☆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내가 겪은 이집트인은 정말 친절했다. 물론 관광지에서는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믿기 어렵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이 많다.



비자

이집트는 국경과 공항에서 도착비자를 구입해 입국할 수 있다. 나는 카이로 공항에서 25달러를 내고 비자를 받았다. 혹시 공항에 도착해 현금이 없더라도 ATM이 있으니 인출해서 비자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이집트로 들어가는 항공편을 이용할 때 직원이 이집트 비자가 없으니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태클을 걸기도 한다. 아무리 한국 여권은 도착비자로 갈 수 있다고 말해도 믿질 않는다. 20분 동안 실랑이를 벌이고 무조건 된다고 말하자 겨우 체크인을 해줬다.



카이로(Cairo)

이집트의 수도이자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다. 인구 1100만, 광역권까지 포함하면 2800만에 달한다고 한다. 이집트를 여행하면 피라미드를 보기 위해라도 꼭 가는 도시이며, 수도이자 공항이 있어 사실상 카이로를 거치지 않고 여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카이로 도심은 무질서와 소음으로 가득하다. 특히 길을 건널 때 차가 멈추지 않아 난감한데 이런 카이로에 적응하려면 적어도 2~3일은 걸릴 것이다.


볼거리

카이로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피라미드와 유물이 가득한 박물관이라 볼 수 있지만 수많은 모스크가 있어 전부 다 돌아보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먼 거리는 마이크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면 된다.


① 기자 피마리드

이집트를 여행하는 많은 여행자들이 기대하는 곳이 바로 피라미드다. 이집트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카이로 근교에 있다. 가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거나 사기꾼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투어로 간다. 나 역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해서 투어로 가려고 했는데 당시 여행자가 별로 없어 투어로 갈 수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직접 가봤는데 생각보다 가는 방법이 너무 쉬워 허무했다. 가는 방법은 지하철을 타고 기자(Giza)역으로 간 뒤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피라미드까지 가면 된다. 


피라미드 입장료는 80파운드다. 여기서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는 입장권도 같이 파는데 정말 비추다. 가장 큰 쿠푸왕의 피라미드 입장료가 무려 200파운드나 된다. 기대를 했는데 내부는 아무 것도 없었다. 돈 아까워 미치는 줄 알았다.


피라미드 주변에는 수법이 허술한 사기꾼이 몇 명 있다. 피라미드의 다른 입구를 알고 있다고 하거나 표를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철저하게 무시하면 된다. 심지어 피라미드 안에 들어가더라도 군인이 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상한 수법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으니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게 최고다. 요즘에는 이집트 정세가 안 좋아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도 그리 많지 않았다.


② 이집트 박물관(Egyptian Museum)

사실 피라미드를 보는 것보다 더 알찬 곳이 이집트 박물관이다. 이집트 곳곳에 있는 유물을 보관하고 있어 다 둘러보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다만 유물을 너무 대충 보관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직사광선 바로 아래 전시물이 있거나 시기가 맞지 않은데도 막 섞여 있다.


▲ 혼돈의 카오스


③ 카이로 타워

카이로 시내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 밤에 찾아갔는데 입장료를 보고 들어가지 않았다. 이집트인은 입장료가 25파운드였지만 외국인은 무려 70파운드나 했다. 같이 갔던 친구 역시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그 앞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사실 맥주 마실 돈이면 카이로 타워를 올라갈 수 있긴 하다.


▲ 카이로 타워에 올라 야경을 보면 괜찮을 것 같았지만 그냥 포기했다


④ 타흐리르 광장

딱히 관광지라 할 수는 없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을 내려오게 했던 대규모 집회가 있었던 곳이다. 물론 독재자가 내려오고 또 다른 이상한 권력자가 정권을 잡아 더 이상한 형국이 되어 진정한 의미의 혁명이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광장은 이제 조용하다. 시위가 있었던 당시에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철망이 곳곳에 보였다.


▲ 이집트의 봄은 언제 오는가


⑤ 마르 기르기스(Mar Girgis)역 부근

이집트인의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지만 기독교도 의미 있는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종교는 콥트 정교회로 카이로에서는 마르 기르기스역 부근에 가면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골목길도 굉장히 독특하다.


▲ 골목길이 꽤 인상적이었다


숙소

카이로에는 배낭여행자가 묵기 좋은 싸구려 숙소가 많이 있다. 대도시는 어디에 숙소가 있는지 위치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위치도 확인하는 게 좋다.


① 세실리아 호스텔(Cecilia Hostel)

시설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조식이 포함된 곳인 데다 적당히 지낼만한 수준이고, 가격이 6달러로 저렴하다. 타흐리르 광장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2인실보다 오히려 4인실이 더 좋았다.


② 마이 호텔 호스텔(My Hotel Hostel)

이집트 박물관 바로 맞은편에 있어 위치가 좋다. 침대도 깔끔했다. 인터넷이 빨라서 좋았다. 가격은 7달러.


③ 프리덤 호텔(Freedom Hotel)

완전히 다른 곳에 위치한 호스텔로 깔끔하고 스텝도 친절해 좋다. 에어컨이 있다는 것도 장점. 가격은 10달러라 조금 망설여진다.


사기꾼의 수법

피라미드 근처에서 만나는 사기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카이로를 걷다 보면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당시 나는 미국인 친구랑 여행하고 있었는데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거나 우리에게 접근하면서 자신의 동생이 미국에 있어 곧 갈 예정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게 몇 마디 나누다 헤어지면 잠시 후 뛰어와서는 연락처를 꼭 주고 싶다며 가게로 데려간다. 그제야 그들의 비즈니스가 이해가 된다. 사실 이런 거에 넘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정말 웃긴 점은 자신의 동생이 미국에 있다는 이집트인을 그 이후로도 여러 번 만났다는 거다.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3세가 주변 국가를 정복을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 중 하나이자 현재 이집트 제 2의 도시로 지중해와 접해있는 항구도시다. 과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알렉산드리아의 등대가 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가는 방법

알렉산드리아로 갈 때는 열차를 이용했다. 2등석을 탔는데 가격은 30파운드였고 3시간 걸렸다. 카이로로 돌아올 때는 스페셜을 타서 35파운드를 냈는데 2시간 30분 걸렸다. 생각보다 열차가 깨끗해서 괜찮았다.


▲ 알렉산드리아에서 카이로로 가는 열차 시간표


볼거리

도시 유명세에 비해 볼거리가 많지 않다. 몇 군데의 모스크를 둘러보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해산물을 먹는 게 전부였다.


① 카이트베이 요새(Quaitbey Fort)

알렉산드리아 등대(파로스 등대)가 어떤 이유로 파괴된 후 그 자리에 세운 요새다. 어쩌면 알렉산드리아에서 유일한 볼거리라 할 수 있다. 바다 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고, 풍경도 괜찮다. 입장료는 30파운드였다.


▲ 카이트베이 요새


②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옛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고대 가장 큰 도서관이었다.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보관하는 곳이 있었으며 과거 자료를 모아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파괴됐다. 원인은 불명. 그 도서관을 기념하는 의미로 현대적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개관했다. 그런데 이집트가 감당할 수 없어 유네스코에서 기금을 마련해 도서관을 지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 도서관에 대해 전혀 모르고 갔는데 다들 알렉산드리아에서 무조건 가야 한다고 하길래 나름 기대를 했다. 근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외국인의 경우 무려 70파운드나 받았는데 현지인은 2파운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학생증이 있으면 5파운드였다. 말도 안 되는 돈을 내고 들어간 것도 억울한데 내부는 그냥 도서관이었다.



룩소르(Luxor)

지금은 왕들이 잠들어 있는 도시로 이집트 최대 관광지다 나름 현대적이었던 카이로에 비해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건물과 골목이 이색적이다. 온통 유적지로 둘러싸여 볼거리가 많고,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당나귀를 끌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같은 일상을 엿볼 수 있다.


가는 방법

열차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나는 야간 버스를 탔다. 밤 9시에 타서 다음날 아침 7시에 룩소르에 도착했고, 버스 가격은 100파운드였다. 버스는 카이로 게이트웨이 플라자(Cairo Gateway Plaza)가 있는 투르고만(Turgoman) 버스터미널에서 타면 된다.


볼거리

룩소르에 있는 유적지를 다 돌아보지는 못했다. 일단 대부분의 유적지는 서안지구(West Bank)에 있지만 숙소가 있는 동쪽에도 몇 군데 유적지가 있다. 서안지구를 돌아보는 투어로 여행할 수도 있고,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방법도 물론 가능하다. 사막지대라 건조하고, 낮에는 무척 더워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①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

피라미드와 같은 형태는 너무 눈에 띄어 도굴되기 쉽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인적이 드문 계곡에 파라오의 묘를 만들기로 결정했는데 그곳이 현재의 '왕가의 계곡'이다. 물론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에 있고, 여러 장치를 마련했음에도 대부분은 도굴되었다고 한다. 왕가의 계곡에서 도굴되지 않은(실은 도굴은 되었지만 유물이 남아있는) 곳은 '황금마스크'로 유명한 투탕카멘의 무덤이다. 


② 하셉수트 장제전

이집트의 대표적인 여성 파라오인 하셉수트의 장제전이 있다. 입장료는 50파운드다.


▲ 복원된 합세수트 장제전을 직접 걸어 볼 수 있다.


③ 룩소르 신전(Luxor Temple)

룩소르에 머물고 있다면 무조건 보게 되는 신전이다. 나일강 바로 앞에 있다.


④ 카르낙 신전(Karnak Temple)

여러 개의 신전이 있고, 규모가 굉장히 크다. 그런데 나는 어쩐 일인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근처만 둘러보고 왔다.


⑤ 하부 신전(Habu Temple)

숙소에서 쉬다 너무 심심해 어디 추천해 줄만한 곳이 없냐고 물었더니 주인장은 하부 신전을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곧장 이곳을 찾아가게 되었다. 배를 타고 나일강을 건너고,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간 뒤 지도만 보고 하부 신전을 향해 걸어갔다. 하부 신전은 람세스 3세의 장제전으로 선명한 부조가 무척 인상적이다. 다들 이집트에서 기대하는 그런 부조와 조각이 이곳에 잘 남아있다. 입장료는 40파운드였다.


▲ 하부 신전


▲ 하부 신전에 남아있는 석조상이나 부조는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숙소

밥 말리 호텔(부메랑 호텔)

룩소르 여행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호스텔이다. 이집트인 남자와 호주인 여자가 결혼해서 살고 있어 영어는 매우 능통하다. 가끔 호주인 주인장이 너무 차갑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나는 조금 친해져서 그런지 괜찮았다. 방도 깨끗했고, 에어컨도 있다. 조식은 포함되지 않으나 10파운드(내가 떠날 때 올라 15파운드)에 먹을 수 있다. 가격은 싱글룸 기준으로 6달러부터다.


사기꾼의 수법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삐끼도 많고, 사기꾼도 있다. 주로 말을 타라고 끈질기게 달라붙는데 간혹 이상한 사기꾼을 만나게 된다. 자신을 기억하냐며 다가와서는 니가 묵고 있는 주방 요리사인데 마침 장을 보러 가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묻는다. 어이가 없었다. 왜냐면 내가 묵고 있던 호텔엔 저런 녀석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스완(Aswan)

이집트 남쪽에 있는 도시로 근처에 여러 유적지를 비롯해 세계 최대 인공호수인 나세르 호수를 만든 아스완 댐이 있다. 나는 수단을 가기 위해 이 도시로 갔다.


가는 방법

룩소르에서 열차를 타고 갔다. 2등석은 30파운드, 3등석은 15파운드였다. 내가 선택한 것은 2등석이었으나 별로 깨끗하지 않았다. 아스완까지는 3시간 걸린다.


볼거리

아스완에도 유적지는 꽤 많다.


① 아부심벨 대신전

아스완을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부심벨 대신전이다. 아부심벨 대신전은 아스완 댐 공사로 수몰될 위기에 처했는데 유네스코에서 신전을 조각 내 옮긴 것으로 유명하다. 거대한 좌상이 인상적이긴 하나 사실 볼거리는 그렇게 많지 않다. 내부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은 보란 듯이 막 찍어 댔다. 이곳은 대부분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투어로 가게 되며 거리가 멀어 이른 새벽에 출발한다. 투어는 120파운드였고, 입장료는 무려 110파운드였다.


▲ 아부심벨 대신전의 좌상


② 필레 신전(Philae Temple)

이곳 역시 물에 잠길뻔 했던 것을 옮겼다고 한다. 호수의 섬에 있어 보트를 타고 가야 하는데 관광객이 별로 없다는 핑계로 바가지를 씌운다. 난 애초에 관심도 없어서 들어갈 생각도 안 했다. 함께 여행했던 일본인 친구만 보고 왔다.


③ 누비아 마을

이집트의 아랍인들과는 생김새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누비아족(흑인)들이 사는 마을이 아스완 반대편에 있다. 나름 파란색의 마을이 예쁠 것 같아 가봤는데 아이들이 돌을 계속 던져 욕이 절로 나왔다.


숙소

① 야신 호텔(Yaseen Hotel)

저렴한 곳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가 보니 싱글룸이 70파운드나 했다. 다른 나라였으면 별로 비싼 가격도 아닌데 이집트라 뭔가 애매했다. 내가 잠깐 망설이자 주인장이 부담이 되면 밖에 있는 일본인 친구와 트윈룸을 쓰는 건 어떻겠냐고 물었고, 나는 그 즉시 밖으로 나가 일본인에게 물어봤다. 트윈룸은 80파운드였으니 각자 40파운드만 내면 됐다. 방은 그냥 그랬지만 에어컨이 있고, 화장실도 있었다.


② 유스호스텔

아스완에서 지내면서 더 저렴한 곳을 찾아 유스호스텔로 옮겼다. 가격은 무려 21파운드. 그런데 가격만 싸고 별로 좋은 게 없다. 침대는 더럽고 냄새가 났다. 물론 이런 곳에서도 잘 지내긴 했지만 애초에 옮기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수단 비자

[이집트] 아스완에서 수단 비자 받기



여행기

여행 390일차, 무질서의 도시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여행 400일차, 왕들이 잠들어 있는 룩소르에서

여행 409일차, 이집트가 점점 더 좋아지다



기타 

숫자 읽기

아랍어에서 사용하는 숫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숫자와 다르다. 조금이라도 알고 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로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지만 숫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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