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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족자카르타의 밤이 찾아왔다. 소스로위자얀은 여행자 거리답게 낮보다는 밤에 사람이 많아진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여행자가 넘치는 소스로위자얀 거리를 지나 중심 거리라고 할 수 있는 말리오보로 거리로 나선다.

아, 그전에 어제 보았던 노점에서 티셔츠를 구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흥정은 해보지만 가격은 3만 루피아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냥 구입했다.
 
말리오보로 거리는 사람으로 가득해 걷기가 쉽지 않았다. 오후부터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인도에는 노점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노점은 대부분 생활용품이나 티셔츠 등의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와 같은 여행자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물건을 보고, 구입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소스로위자얀을 벗어나면 생각보다 여행자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원래 이런 데는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멈춰서고, 그러다가 노점 상인과 대화도 몇 마디 하는 것이 재미다. 꼭 기념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말리오보로 거리의 끝에 갔을 때는 또 재미있는 모습을 구경하게 되었다. 아마도 다른 지역에서 온 인도네시아 사람들로 보였는데 말리오보로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괜히 신기해서 나는 멀리서나마 사진을 찍었다. 그 순간 아주머니는 나를 보더니 손짓을 하며 부르는 것이었다.


“어느 나라에서 오셨나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물었다. 한국이라는 대답에 아주머니는 손을 잡더니 악수를 격하게 하신다.

"반가워. 정말 반가워!"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지만 이렇게 반가워 하는데 기분이 나쁠리가 없었다. 이제는 이런 사람들의 이런 미소와 반가품의 표현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우리는 몇 마디 주고 받은 뒤 말리오보로 거리 표지판 아래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마치 함께 여행을 와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는 것처럼 말이다. 굉장히 소소한 만남이었지만, 이런 게 바로 자유로운 여행일 때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그러고보면 꼭 여행자와 만나지 않더라도 항상 이렇게 지나가면서 누구와 만나고, 대화를 주고 받았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친절함이 가득 묻어나는 사람들 덕분에 만남이 더욱 즐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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