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카이의 맛집 다루마로 가기 위해 도부츠엔마에역에서 내렸다. 나는 역에서 내리자마자 역무원 할아버지께 신세카이의 잔잔요코츠 거리는 어느 출구로 나가야 하는지 물어봤다. 할아버지는 1번 출구로 가면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환한 미소를 지으셨는데 그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1번 출구로 곧장 나가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그 맛있는 식당이 가득하다는 거리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봐도 몇 개의 가로등이 어둠을 겨우 밝혀 줄 뿐이었다. 잔잔요코츠 거리가 이런 한적한 거리일까 싶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여기가 아니란다.
결국 역으로 돌아갔는데 알고 보니 1번 출구에서 바로 왼쪽으로 가면 나오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아까 전에는 멀리서 봐서 그런지 길이 막혀있거나 지하도로 보여서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어두운 골목을 지나니 한층 환한 분위기로 바뀐 아케이드가 나왔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봤던 아케이드는 대부분 쇼핑 거리였는데 여기는 특이하게도 음식점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여기가 잔잔요코츠 거리인지 아니면 더 가야 하는지 궁금해서 식당 앞 종업원에게 물어봤는데 날 잠시 쳐다보더니 여기서부터 잔잔요코츠 거리라고 알려줬다. 아마도 이 일대를 잔잔요코츠라고 하나 보다.
사람은 정말 많았다. 그리고 때 아닌 크리스마스 장신구가 아케이드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세련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서민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는데 그게 신세카이의 매력인 것 같았다.
잠깐 걷다 보니 유난히 눈에 띄는 식당이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식당 앞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것이다. 대체 얼마나 맛있는 곳인지 몰라도 이렇게 기다리면서까지 먹겠다니 참 대단해 보였다. 이런 풍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새삼 다른 일본의 문화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식당이 있는데 여기에만 사람들이 몰려있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배고파서 미칠 지경이었지만 이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아니 사실 내가 찾고 있는 다루마는 보이지 않아 모든 간판을 다 살펴보며 찾아 나섰다. 내가 일본어는 완전 까막눈이라 못 찾는 것인지 아니면 구석진 곳에 있어서 못 찾는지 알 수가 없었다.
창틈으로 어르신들이 앉아 있어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니 장기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두고 있었다. 여기가 기원 같은 곳일까? 주변에 이런 곳이 몇 군데 더 있었다. 맞은편에는 어느 할아버지가 밖에서 혼자 쓸쓸하게 구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어떤 곳은 평범한 식당처럼 보였는데 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옆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확실히 이 거리 분위기는 독특했다.
아케이드를 지나 화려한 동네를 구경하고 있으니 대체 다루마는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다리도 아프고, 배고파서 아무데나 들어갈까 했는데 그래도 유명한 곳이라고 하니 괜히 오기가 생겼다.
근처에 야경으로 반짝이는 탑이 하나 있었는데 사람들은 여기에서 전부 사진을 찍고 있었다. 뭔가 특별한 탑 같아서 사진을 한 장만 찍고는 옆에 있던 커플에게 다루마를 알고 있냐고 물어봤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이 탑이 그 유명한 츠텐카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미마셍. 저 다루마라는 식당을 찾고 있는데 아시나요?”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던 그들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난 너무 배고픈 상태였다. 그런데 다루마가 유명하긴 유명한지 당연히 안다면서 내가 있던 자리에서 무척 가깝다고 얘기해줬다. 그러면서 직접 안내해 줄 테니 따라오라고 했다.
우리는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살짝 영어를 할 줄 알았던 그들은 나에게 오사카 여행이 처음이냐고 물었다. 난 오사카는 처음이지만 그 전에 큐슈지역과 오키나와를 여행했다고 하자 여자가 깜짝 놀랐다. 남자는 손으로 여자를 가리키며 후쿠오카 출신이라고 대신 얘기해줬다. 난 갑자기 반가운 마음에 휴대폰에 담아져 있던 큐슈지역 여행 사진을 몇 장 보여줬다. 사진을 보여주자 그들도 무척 좋아했다.
“히토리?”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난 이제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안다. 굳이 사전을 찾지 않았어도 하도 들어서 알게 되었는데 한 사람, 즉 혼자 여행을 왔냐는 뜻이었다. 난 손가락을 하나 보이며 혼자 왔다고 하니까 그들은 어김없이 “스고이!(굉장해!)”라는 표현을 썼다. 내가 생각할 때는 일본 사람들이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면 만나는 사람마다 무지하게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문득 그들의 관계가 궁금해져서 여자에게 남자친구냐고 물어봤는데 잠시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 났는지 고민하다가 이내 “허즈밴드(남편)”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아무리 봐도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였는데 벌써 결혼했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진짜냐고 물으니까 여자와 남자 모두 웃으면서 손에 끼고 있는 반지를 내게 보여줬다.
다루마는 정말 가까운 곳에 있었다. 고작해야 몇 마디 즐겁게 나누는 동안 다루마에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식당 앞을 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여기가 맛집이라는 것을 증명해줘서 고맙긴 한데 내 앞에는 적어도 10팀은 넘게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간바떼!(힘내!)”라고 얘기했다. 다행히 뜻을 아는 일본어라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일단 기다려 보기로 하고, 그전에 친절하게 안내해준 부부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배경은 별로였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아마도 잠깐의 만남 뒤에 사진을 찍어서 그런 것 같다. 해맑게 브이를 표시하는 그들을 살펴 보면서 새삼 일본에서 보기 드문 훈남훈녀라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였던 나는 갑자기 이 커플이 너무 부럽다고 느껴졌다.
1번 출구로 곧장 나가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그 맛있는 식당이 가득하다는 거리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봐도 몇 개의 가로등이 어둠을 겨우 밝혀 줄 뿐이었다. 잔잔요코츠 거리가 이런 한적한 거리일까 싶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여기가 아니란다.
결국 역으로 돌아갔는데 알고 보니 1번 출구에서 바로 왼쪽으로 가면 나오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아까 전에는 멀리서 봐서 그런지 길이 막혀있거나 지하도로 보여서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어두운 골목을 지나니 한층 환한 분위기로 바뀐 아케이드가 나왔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봤던 아케이드는 대부분 쇼핑 거리였는데 여기는 특이하게도 음식점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여기가 잔잔요코츠 거리인지 아니면 더 가야 하는지 궁금해서 식당 앞 종업원에게 물어봤는데 날 잠시 쳐다보더니 여기서부터 잔잔요코츠 거리라고 알려줬다. 아마도 이 일대를 잔잔요코츠라고 하나 보다.
사람은 정말 많았다. 그리고 때 아닌 크리스마스 장신구가 아케이드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세련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서민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는데 그게 신세카이의 매력인 것 같았다.
잠깐 걷다 보니 유난히 눈에 띄는 식당이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식당 앞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것이다. 대체 얼마나 맛있는 곳인지 몰라도 이렇게 기다리면서까지 먹겠다니 참 대단해 보였다. 이런 풍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새삼 다른 일본의 문화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식당이 있는데 여기에만 사람들이 몰려있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배고파서 미칠 지경이었지만 이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아니 사실 내가 찾고 있는 다루마는 보이지 않아 모든 간판을 다 살펴보며 찾아 나섰다. 내가 일본어는 완전 까막눈이라 못 찾는 것인지 아니면 구석진 곳에 있어서 못 찾는지 알 수가 없었다.
창틈으로 어르신들이 앉아 있어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니 장기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두고 있었다. 여기가 기원 같은 곳일까? 주변에 이런 곳이 몇 군데 더 있었다. 맞은편에는 어느 할아버지가 밖에서 혼자 쓸쓸하게 구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어떤 곳은 평범한 식당처럼 보였는데 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옆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확실히 이 거리 분위기는 독특했다.
아케이드를 지나 화려한 동네를 구경하고 있으니 대체 다루마는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다리도 아프고, 배고파서 아무데나 들어갈까 했는데 그래도 유명한 곳이라고 하니 괜히 오기가 생겼다.
근처에 야경으로 반짝이는 탑이 하나 있었는데 사람들은 여기에서 전부 사진을 찍고 있었다. 뭔가 특별한 탑 같아서 사진을 한 장만 찍고는 옆에 있던 커플에게 다루마를 알고 있냐고 물어봤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이 탑이 그 유명한 츠텐카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미마셍. 저 다루마라는 식당을 찾고 있는데 아시나요?”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던 그들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난 너무 배고픈 상태였다. 그런데 다루마가 유명하긴 유명한지 당연히 안다면서 내가 있던 자리에서 무척 가깝다고 얘기해줬다. 그러면서 직접 안내해 줄 테니 따라오라고 했다.
우리는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살짝 영어를 할 줄 알았던 그들은 나에게 오사카 여행이 처음이냐고 물었다. 난 오사카는 처음이지만 그 전에 큐슈지역과 오키나와를 여행했다고 하자 여자가 깜짝 놀랐다. 남자는 손으로 여자를 가리키며 후쿠오카 출신이라고 대신 얘기해줬다. 난 갑자기 반가운 마음에 휴대폰에 담아져 있던 큐슈지역 여행 사진을 몇 장 보여줬다. 사진을 보여주자 그들도 무척 좋아했다.
“히토리?”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난 이제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안다. 굳이 사전을 찾지 않았어도 하도 들어서 알게 되었는데 한 사람, 즉 혼자 여행을 왔냐는 뜻이었다. 난 손가락을 하나 보이며 혼자 왔다고 하니까 그들은 어김없이 “스고이!(굉장해!)”라는 표현을 썼다. 내가 생각할 때는 일본 사람들이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면 만나는 사람마다 무지하게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문득 그들의 관계가 궁금해져서 여자에게 남자친구냐고 물어봤는데 잠시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 났는지 고민하다가 이내 “허즈밴드(남편)”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아무리 봐도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였는데 벌써 결혼했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진짜냐고 물으니까 여자와 남자 모두 웃으면서 손에 끼고 있는 반지를 내게 보여줬다.
다루마는 정말 가까운 곳에 있었다. 고작해야 몇 마디 즐겁게 나누는 동안 다루마에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식당 앞을 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여기가 맛집이라는 것을 증명해줘서 고맙긴 한데 내 앞에는 적어도 10팀은 넘게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간바떼!(힘내!)”라고 얘기했다. 다행히 뜻을 아는 일본어라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일단 기다려 보기로 하고, 그전에 친절하게 안내해준 부부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배경은 별로였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아마도 잠깐의 만남 뒤에 사진을 찍어서 그런 것 같다. 해맑게 브이를 표시하는 그들을 살펴 보면서 새삼 일본에서 보기 드문 훈남훈녀라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였던 나는 갑자기 이 커플이 너무 부럽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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