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67일차, 케냐에서 '하쿠나 마타타'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무수히 많은 국경을 넘어봤지만 모얄레(Moyale)처럼 잠시도 머무르기 싫었던 곳도 드물었다. 점심을 같이 먹자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짐을 챙겨 토모와 도나가 있는 호텔로 갔다. 그러나 이 친구들은 이어폰을 꼽은 채,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점심도 안 먹겠다고 했다. 많은 여행자를 만나봤지만 이렇게 친근하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밖에 나가 콜라를 사먹었을 때 어김 없이 “니하오”라는 인사말이 들렸다. 1년 넘게 여행하면서 중국인이냐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아프리카에 온 이후, 특히 에티오피아 이후에는 참지 않았다. 난 중국인이 아니라고 말하자, 그는 아시아인은 다 똑같지 않냐며 반문했다. 어이가 없어서 내가 만약 피부색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