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얼슬랭 박물관에서 확인한 캄보디아의 비극 킬링필드(Killing field)라는 끔찍한 사건을 나는 2007년도에 앙코르왓을 방문했을 때 알게 되었다. 그러한 사건이 있었는지 조차도 몰랐는데 생각보다 더욱 끔찍하고 잔혹한 역사였던 것이었다. 그러한 킬링필드를 앙코르왓만 관람하고 있을 때는 크게 와닿지 않는데 프놈펜에서는 몇 군데에서 확인을 할 수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킬링필드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뚜얼슬랭이 바로 대표적이었다. 킬링필드의 역사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크메르 루즈라는 캄보디아의 공산화가 이루어지면서 문제의 발단이자 학살자인 폴 포트가 지도자가 되었다. 폴 포트는 자신들의 반대세력인 친 베트남 성향을 학살하거나 격리시키기 시작했고 이 시기에 대규모 양민학살이 벌어져 무려 전체 인구의 1/3인 20..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나에겐 적응이 되지 않았던 한인업소 캄보디아에 오면 먹여주고 재워줄테니 호주에서 넘어오라는 꼬임에 빠져 찾아갔던 프놈펜이었다. 내가 지내게 되었던 곳은 KLC라는 곳으로 프놈펜에서 한국어와 크메르어를 가르치는 일종의 학교와 같은 시설이었다. 저녁을 배터지게 먹고 햄버거에 맥주도 여러 잔 마신 후에 돌아온 이 곳에서 잘 준비를 했다. 상민이형은 갑자기 바빠진 자신의 일정에 같이 시간을 못 보낸다는 이야기와 당장 내일부터 이사 준비를 해야한다고 했다. 사실 살짝 서운한 느낌도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상민이형이 오라는 말 한마디에 호주에서부터 홍콩, 태국을 거쳐 캄보디아를 왔기 때문이다. 뭐... 보고 싶다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달려가긴 했지만 말이다. 상민이형도 갑자기 바빠질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다음 날 나는 축구를 해야한다..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프놈펜의 야시장을 가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우리는 프놈펜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2년 전에 여행했을 때 씨엠립에서 베트남 호치민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을 때 프놈펜에 잠시 들린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서 내렸을 뿐 그 이상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프놈펜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프놈펜을 돌아다니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고, 새로운 풍경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캄보디아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잠시 강을 바라보다가 우리는 야시장으로 향했다. 항상 시장은 즐거운 곳이기 마련인데 프놈펜에도 제법 야시장다운 활기찬 분위기가 넘치고 있었다. 프놈펜에도 여러 시장이 있다고 했는데 이 날 내가 간 곳은 사실 나도 어디에 갔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어두컴컴한 밤에..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캄보디아에서 다시 만난 인연 태국에서 방콕에서만 있었던 이유는 캄보디아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짧은 기간 동안 어디로 가기는 애매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찾은 방콕이 너무나 즐거웠기 때문에 한 곳에 오래있었더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캄보디아로 향하게 된 원인은 아주 사소한 곳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호주에 있을 당시 멜번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네이트온을 켜봤는데 그 때 상민이형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상민이형은 07년도에 배낭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형이었는데 캄보디아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다짜고짜 나보고 보고싶다며 놀러오라고는 그 말에 솔깃했는데 어차피 여행을 하고 싶었던 나로써는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보여서 호주에서 비행기표를 다 예매해버렸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어버려 홍콩-방콕, 방콕-프놈..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배낭여행의 중심지라 불리는 카오산로드 여행자로 돌아가면 나는 무척이나 부지런해진다. 여행중에는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아침에 눈이 스르륵 떠지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주 바람직한 습관을 가지게 된다. 집에 있을 때는 심각할 정도로 게으른편인데 이런 나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신기할 뿐이다.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한국까지 들어가는 날은 고작해야 2주 조금 더 넘게 남았을 정도로 나의 여정은 끝을 보이고 있었지만 재촉할 필요는 없었다. 어떤 계획도 없고, 동료가 있어서 다른 결정을 할 필요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날은 캄보디아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을 정도로 나의 마음은 편안했고 자유로웠다. 아침은 항상 람부트리의 거리 노점에서 해결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카오산로드의 구경거리들 새벽 5시 반에 잠들긴 했어도 나는 아침이 되자 눈이 번쩍 떠졌다. 주변에 둘러보니 사람들이 하나 둘씩 깨어났는데 자연스럽게 이야기꽃이 펼쳐졌다. 사실 DDM은 도미토리이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는 것 밖에 좋은 점이 별로 없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여행자와 정보를 공유하거나 친해질 수 있었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묻는 것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어느 곳을 여행할 때의 조언을 주고 받기도 하고, 왜 여행을 하고 있는지 서로의 이야깃거리를 꺼내 놓는다. 이름이나 나이는 그리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아저씨, 누나, 동생들이 모여 여행의 즐거움에 흥분을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없이 털어 놓는 순간이었다. 나는 어느 한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그 때 나이가 같다는 것을 알고 이름도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호주보다 태국이 즐거웠던 이유 과연 태국은 무지하게 더웠다. 겨울이었던 호주에서 건너왔던 나로써는 이 더운 날씨가 반가웠던 것도 잠시 또 불평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던 것이다. 한번 나갔다오면 샤워는 하지 않고서는 못 베기는 그런 날씨였다. 하루에 3번 이상은 꼭 샤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샤워를 하고 난 후 나는 카오산에서 걸었다. 딱히 할 일도 없었지만 그냥 사람 구경, 옷 구경, 시끄러운 음악 소리 감상 등 이 거리에서는 심심할 것이 별로 없었다. 날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카오산은 더욱 활기를 띄었다. 이 짧은 길 위에 사람들이 가득했고, 길 양 옆에는 낮에는 안 보였던 상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대부분은 서양인들로 가득했던 이 독특한 곳은 더이상 태국이 아니었다. 사실 카..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
한가해 보이는 대낮의 카오산로드 지난 밤에 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새벽 4시에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났다. 다만 몸이 피곤에 쩔어있다는걸 증명이라도 하듯 입안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너무 열심히 돌아다니기도 했고, 케언즈와 시드니 그리고 홍콩을 거쳐 태국에 왔으니 그 이동만해도 무척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너무 피곤하다는 생각에 DDM 아래층에 내려와 그냥 쉬고 있었다. 이제부터 무얼 해야할지 고민도 해야했고, 무엇보다도 아침부터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빛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적어도 추워서 벌벌 떠는 것보다는 차라리 더운게 나로써는 훨씬 좋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었던 호주에서 넘어왔다는게 참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어쨋든 난 태국에 있고, 이 상태가 너무나 좋았다. DD..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1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