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중에 오지인 이젠 화산으로 가는 길
애초에 기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숙소에서 제공해 준 아침은 식빵과 커피, 그리고 몽키 바나나뿐이었다. 하지만 원래부터 아침은 대충 먹는 경우가 많았고, 당장은 배고프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런 조촐한 아침이라도 괜찮았다. 그렇게 간단하게나마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브로모 화산에서 뒤늦게 오거나 이제 막 씻고 식당으로 들어온 여행자들이 보였다. 이럴수가. 벌써 샤워를 했단 말이야? 새벽과 아침에 걸쳐 산을 두 번이나 올랐기 때문에 온몸은 흙먼지로 뒤집어 쓴 상태라 무지하게 찝찝하긴 했다. 그런데 우리가 있었던 곳은 공용 화장실이라 내 순서가 오려면 한참 뒤에나 가능해 보였다. 일단 숙소 뒤로 가서 신발과 옷을 털기로 했다. 살짝 털어봤는데 시커먼 먼지가 가득 나왔다. 숙소 뒤편에는 공간이 거의 없었지만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