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612일차, 낯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익숙해지기
30시간 뒤, 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부터 낯선 분위기와 차가운 공기가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시내에 간 후 미리 예약한 호스텔에 들어가 체크인을 하니 다들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놓고 놀고 있었다. 첫날부터 이런 적응하기 어려운 분위기는 뭘까. 그러나 나 역시 여행자라 맥주 하나를 들고 앉아 있으니 프랑스인, 이스라엘인과 자연스레 얘기를 주고 받게 되었고, 덕분에 피곤한 몸이 조금 풀어지는 것 같았다. 다음날 동네를 걸어봤는데 너무 이상했다. 스페인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나는 슈퍼에 가서 어버버 하다가, 이내 고개만 끄덕였다. 분명 영어가 통하지 않았던 무수히 많은 나라를 여행했음에도 뭔가 더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페인어 몇 마디라도 배워둘걸. 말이 안 통하는 문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