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간의 마지막 밤, 여행을 함께했던 러시아 친구와 헤어지다
바간의 일몰을 구경하러 쉐산도 파고다를 다녀온 뒤에는 이미 사방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칠흙같이 어두워지는데는 정말 오래 걸리지 않았고, 제대로 된 가로등이 있을리가 없는 우리는 멀리서 보이는 불빛에 의지하며 방향감각을 찾아야 했다. 바간 여행의 친구였던 러시아 여인 비키는 마차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고, 나는 자전거를 하루 빌렸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야 했다. 대략 8시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보자고 한 뒤에 헤어졌다. 나는 엽서를 사주고 싶었던 그 꼬마 아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찾아보고 싶어서 자전거 페달을 밟고 아난다 파고다 방향으로 돌렸다. 아난다 파고다에 그 꼬마 아이가 산다고 들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돌아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 아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엽서를 사..